[인터뷰] 청양소방서 임지은 소방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소방관 엄마 될 것”

▲ 20년 가까운 세월을 군대에서 보낸 임지은 소방사의 몸에는 여전히 절도와 패기가 넘쳐 흐른다. 각종 화재현장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해 질수 있는 이유다.

[충청뉴스라인 방관식 기자] 청양소방서 임지은 소방사는 38살이던 지난해 3월 제복을 입은 늦깎이 소방관이다.

만40세까지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걸 생각하면 늦어도 한참 늦은 나이지만 현장에서 보여주는 씩씩함은 어느 젊은 선배들(?) 못지않다.

새내기답지 않은 그의 모습에는 비밀이 하나 숨어있다. 바로 소방관 제복이 2번째라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제복을 입은 모습이 너무나 멋져보였습니다. 그래서 21살 때 부사관으로 입대해 18년 동안 복무를 했고, 지난해 1월 30일 중사로 제대했습니다. 제2의 인생을 소방관으로 살기위해 사이버대학에서 관련 학과를 공부하면서 열심히 준비했고, 결국 소방관 제복을 입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인생의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군대에서 보낸 탓에 제대한지 1년이 지났지만 19일 만난 임 소방사의 말투에서는 여전히 군인다움이 뚝뚝 묻어났다.

군대에서 익힌 절도와 패기는 소방관으로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각종 화재현장에서 사나운 불길과 마주했을 때 주눅 들지 않는 배짱과 흔들리지 않는 침착함은 몸에 밴 군인정신이 소방관 정신으로 이어진 탓이다.

그리고 이 세상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군이 등 뒤에 버티고 서있다는 점도 임 소방사가 훌륭한 소방관으로 성장 할 수 있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바로 오랜 시간 군 생활을 함께 했고, 지난 2016년 먼저 소방관에 입문한 남편이 그 주인공이다.

“남편이 위험한 소방관에 도전하겠다고 처음 말을 꺼냈을 때는 선뜻 찬성하지 못했지만 국민들을 위해 열심히 근무하는 모습을 보고는 소방관에 대한 인식이 많아 바뀌었습니다. 선배인 남편으로부터 현장에서 일어나는 각종 상황들을 생생하게 접한 것도 큰 도움이 됐습니다”

중2, 초1, 7살 등 세 아이의 엄마인 임 소방사는 돌봄의 손길이 한창 필요한 시기인 아이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이다. 그래도 이처럼 소방관의 처지를 100%로 이해해 주는 남편 덕에  누구보다 열심히 자신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다고 한다.

▲ 동료들과 함께 화재진압 방수훈련 중인 임지은(사진 맨 앞) 소방사. 강도 높은 훈련과 현장에서의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 임 소방사는 체력을 키우는 일에 늘 열심이다.

아직은 20여 차례의 현장출동이 전부인 햇병아리지만 최근 소방펌프차(펌뷸런스)를 타고 사고 현장에 먼저 도착해 전기감전으로 심정지 상태에 빠진 환자를 구급차가 오기 전 제세동(Defibrillation) 응급처치로 구해내, 하트세이버를 수상하는 등 될 성 싶은 소방관으로서의 자질을 보여주기도 했다.

임 소방사는 긴박한 사고 현장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체력을 키우고, 각종 소방장비의 사용법에 능통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선을 다하는 최고의 소방관을  인생 2막의 목표로 설정한 까닭이다.

소방관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남기며 임 소방사는 인터뷰를 마쳤다.

“TV에서만 보던 화재 현장을 실제로 접하면 위험해 겁도 나고, 20kg이 넘는 장비를 착용한 채 현장을 누비려면 체력적으로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고통은 내손으로 생명을 구했다는 희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능력 있는 분들이 더 많이 소방관에 도전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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